작곡가 임주광은 소리를 단지 물리적 현상으로만 보지 않고, 역사와 사회 속에서 의미를 축적해 온 인문학적 현상으로도 탐구하며 이 둘의 정교한 조화를 추구한다. 그의 작업은 소리가 지닌 본연의 질감을 기층(基層)으로 삼아, 그 위에 이야기, 연극, 기술, 사회운동, 과학이론 등 인간의 삶과 사유를 반영하는 다채로운 요소를 중첩시켜 견고한 다층적 예술을 구현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
이러한 예술적 비전은 아이러니, 비전형적인 공간 배치, 의도된 부조화, 멀티미디어와 연극적 장치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실험을 통해 구현된다. 그는 이를 통해 음악을 향유하는 청중의 관습적인 감각과 선입견에 도전하며 새로운 미적 경험을 제안한다.
그의 음악 세계는 서양 클래식 음악의 전통부터 EDM, 국악, K-Pop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음악적 자극을 경계 없이 수용하며 확장된다. 특히 21세기 공연예술로서의 음악에 주목하는 그는 때로는 직접 연주자로서 무대 전면에 서기도 하며, 매 공연을 통해 청중에게 잊을 수 없는 예술적 순간을 남기고자 고심한다.
임주광 작곡의 핵심은 '소리 자체의 물리성'에 대한 깊은 탐구이며, 이는 그가 구축하는 견고하고 복잡한 구조의 토대가 된다. 그의 작품은 텍스트, 상징, 라이트모티프(Leitmotif)와 같은 풍부한 표현적 요소들로 가득 차 있어, 듣는 이에게 깊이 있는 지적, 감성적 경험을 동시에 선사한다.
그는 서울대학교에서 작곡 전공으로 음악학사(B.Mus.)를, 보스턴대학교에서 작곡 전공으로 음악석사(M.M.) 및 음악박사(D.M.A.)를 취득했다.